기독교. 독선. 그리고 진리 한 청년이 짙은 안개를 헤치며 길을 가고 있었다. 집을 떠나 길을 나선 지도 십 수년. 이제는 자신이 왜 길을 나섰는지, 어디를 향해서 가고 있는지조차 잊어버렸다. 그저 어제 걸었던 것처럼 오늘도 그렇게 걸어가고 있는 것 뿐이다. 사실 언제부터인가 개이지 않는 짙은 안개 때문에 두세 걸음 앞도 겨우 보일 지경이니 어딘가를 향해서 간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는 말일 것이다. 하지만 오늘 그 길이 왠지 더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제 만난 노인 때문이다. 그는 어제 갑자기 내 앞에 나타나서는 지금 내가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는 엉뚱한 소리를 해 대고 있다. 그렇다. 그는 지금도 내 곁에 있다. 오랫동안 길을 걸으며 이런저런 사람들을 만나 보았지만 이런 노인은 또 처음이다. 아마 자기가 말하고 있는 것에 대해.. 더보기 이전 1 ··· 82 83 84 85 86 87 88 ··· 12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