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묵상

욥기

오랜만에 욥기를 읽었다. 쉬운성경을 베이스로 Message를 보조로 맞춰가면서 읽었더니 예전보다 좀 더 쉽게 내용이 들어오는 듯 하다. 예전에 읽었을 때에는 마지막 하나님의 변론이 너무 폭력적이고 설명이 부족하다고 여겼었는데, 지금 보니 꼭 그렇지는 않은 듯하다. 아직까지 이해가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은 아마도 내 연륜의 부족일 듯...

욥기의 구성은 어떻게 보면 매우 단순하다. 의인으로 칭송받던 욥에게 닥친 고난. 그 고난의 이유가 욥의 죄라고 주장하며 회개를 촉구하는 친구들과 그들에게 변론하는 욥. 최후에 등장하여 욥의 입을 닫게 만드신 하나님.

예전보다 욥의 변론이 좀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인생의 고통이 무엇인지 체험적으로 조금씩 알아가게 되어서일까?

하나님은 왜 욥에게 고난을 주셨을까? 이 질문은 욥기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이지만, 욥기는 이에 대한 확실한 결론을 내 주지 않은채 끝이 난다. 하지만 맨 마지막에 등장한 욥의 가장 어린 친구 엘리후와 전능자 하나님의 말을 통해서 어느 정도 정리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 하나님은 의롭고 전능하시며 모든 것을 알고 계신다. 이것은 인간과 비교해 볼때 극명히 드러난다.
- 인간은 어쨌거나 죄인이다. 이것은 하나님과 비교해 볼 때 분명히 드러난다.
- 어떤 인간이 고난을 받던 축복을 받던, 혹은 그렇게 보이던, 그것은 전능하며 전지한 하나님의 섭리 아래 있는 것이다. 무지한 인간이여, 이것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마라.
- 고난을 받을 때는 자신 안에 있는 죄를 회개하라.


이번에 욥기를 묵상하며, 나 자신도 너무 자주 상대주의의 늪에 빠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의로운 나 자신을 생각하고, 그 기준을 만족시켰을 때 스스로의 죄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고 주의하지 않는 것 같다. 내게 주신 하나님의 축복에만 집중하고, 그 축복이 나 자신의 의가 아니라, 주님의 은혜에 기인한 것임을 자주 잊어버린다.
 
내가 의로운 행동을 몇번 하고 있을 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의롭게 사는 것이 따로 하나님께 무슨 득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나를 사랑하여 주시기 때문에 나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를 기뻐해 주시고 계실 따름인 것이다. 종종 하나님께서 나를 힘듬 속으로 밀어넣으시는 것 같다 하여도, 하나님은 그 것을 통해 내가 가지고 있던 죄를 드러내시고, 나를 조금 더 성장시키시려는 것 뿐이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니, 내게는 불평할 여지도, 불평할 필요도 더 이상 남아 있지 않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죄는 불평을 통하여 드러나는 것 같다. 그것이 불평이라 할지라도, 정직하게 나의 마음을 하나님 앞에 고백할 때, 주님께서는 내 불평의 덧없음을 깨닫게 해 주시곤 한다.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이라고 일컬음을 받던 다윗도 그랬지 않을까? 그가 원수를 향해 저주의 노래와 기도를 부른 다음, 자신의 마음 속에 있는 미움과 분노가 헛된 것이었음을 결국 깨닫게 되진 않았을까?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님께 드림  (0) 2011.09.12
How to Use Talent  (0) 2011.09.12
준비된 기다림  (0) 2011.09.09
요한일서 5장 14절  (0) 2011.02.08
역대상 21:24  (0) 2009.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