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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그리고느낌.

박사과정 5년차 2학기

요즘 새로운 습관이 생겼다. 아침에 일어나서 잠시 기도를 마치면 곧 컴퓨터를 켜서 e-mail을 확인하는 것이다. 지난 달 초에 revision 해서 보낸 논문의 결과 알림 메일이 혹여나 밤새 도착했나 싶어서다. 메일을 직접 받는 사람은 나의 지도교수님이고, 교수님이 그걸 확인한 후에 나한테 포워드해 주실 터이니 아침 일찍 메일이 올 가능성은 사실 매우 희박하다. 하지만 그걸 알면서도 아침에 일어나서 메일을 확인하는 것은 쉽게 그만둬 지지 않는다. 그 한통의 메일이야 말로 지난 5년간의 시간이 5년으로 끝날지, 아니면 조금 더 길어질지를 알려주는 내게 있어서는 참으로 소중한 전령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2,3주 전에 비하면 내 마음이 많이 평안해 졌다. 혹여나 또 연장되지 않을까. 3년만에 졸업장을 받아 나가는 친구들을 보면서 나의 마음은 더욱 불안해졌었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사람들과의 부딪힘은 나를 더욱 힘들게 했었다. 하지만 지난 2주간의 시간을 통해 하나님은 나를 위로해 주셨고, 주변상황이 아닌 나를 이끄시는 그분을 볼 수 있도록 나의 마음과 생각의 눈을 고쳐 주셨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여전히 수입보다 지출이 크고, 저널의 notification을 매일 아침 기다리며, 졸업 이후의 일정은 하나도 제대로 잡혀져 있지 않은 상태로 박사과정 5년차 2학기에 접어든다. 하지만 주님께서 일하심을 믿기에, 모든 일을 통해 그분의 선을 이루어 가심을 믿기에, 나의 마음은 한층 더 평안하다. 이 평안을 놓치지 않고 지켜내는 이번 학기가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