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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그리고느낌.

가장 중요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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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으로 묶어지지 않은 모든 관계에는 give & take가 존재한다.

내가 상대방에게 얼마만큼을 주고, 또 상대방에게서 얼마만큼의 몫을 받아온다. 받아온 몫이 기대보다 많이 못 미치는 경우에는 언쟁이 벌어지기도, 한편이 다른 한편을 누르기도, 혹은 관계가 깨어지기까지 한다. 이 give & take는 다른 말로 '협상' 이라고 부르며, 상대가 기뻐하도록 하면서 내게 필요한 최대한의 것을 잘 가져오는 사람을 '협상의 귀재' 라고 부른다.

그렇다. 협상에서 중요한 것은 두 가지이다. 첫째, 상대에게 만족을 주는 것, 둘째, 내게 필요한 것을 가져오는 것. 설령 실패할지언정, 두번째 포인트를 놓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첫번째 포인트를 생각조차 하지 않은 채 협상에 임하는 것 같다. 이런 사람들은 한 번의 협상에서 약간의 이익을 취하는 대신, 협상 상대를 영원히 잃어버리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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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사랑으로 묶어진 관계에서는 give & take가 존재하지 않는다. 주고받고 하는 것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는 얘기가 아니라, 서로 주고 받는 분량을 재어 손익을 계산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래서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의 관계는 행복하다.

짝사랑의 관계는 그래서 더욱 불행하다.  한 사람은 손익을 계산하지 않는데 다른 한 사람은 자신이 얼마나 주었는지 늘 계산하고 있다면, 손익을 따지지 않는 이가 손해를 보게 될 것은 자명하다. 처음에는 손익을 계산하지 않기 때문에 그 자체로 행복해 하지만, 이 관계가 지속되면 될수록 양쪽의 자원불균형은 심해지고, 결국 자신의 처한 현실을 파악하는 순간, 관계는 파국으로 치달을 것이다.

짝사랑의 관계가 불행해지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 2가지 있다. 첫째는 사랑하는 것을 그만두는 것이다. 사랑하는 것을 그만두고 협상 테이블로 돌아선다면, 상처받을 일도 없을 것이고, 협상을 조금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극한으로 손해를 보는 일은 아마 없을 것이다. 다른 한 가지 방법은, 사랑하는 것을 그만두지 않는 것이다. 가끔 그동안 손해를 본 것이 부인할 수 없는 현실로 두 눈 앞에 다가온다고 할지라도, 사랑하는 것을 그만두지 않는 것이다. 상대방이 협상 테이블에서 내려와 당신을 안아 주는 것을 기대하면서...


성경에 보면 예수님은 자신의 사랑하던 제자가 자신을 배반할 것을 알면서도 그를 끝까지 사랑하였다고 한다. 또, 많은 부모님들이 자신의 자식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해 가며 힘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부모를 향한 사랑따위는 어딘가 버려 버린 아이들을 향해서까지 말이다. 나는 사람을 어디까지 사랑하는 것이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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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끝까지 사랑하기 위해서 내겐 아마도 끊임없는 정서적 자원이 필요할 것이다. 다행히도 내겐 든든한 자원의 지원자가 여럿 존재한다. 사랑하는 부모님, 가족, 그리고 아내. 그리고 누구보다도 큰 사랑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멀어섰다를 반복하는 내게 변함없는 사랑을 주시며 나의 버팀목이 되어 주시는 주님.


그러므로 내게 있어,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데에 실패하는 것은 나 자신의 욕심에 다름 아니다. 사랑하는 척 하면서, 동시에 협상 테이블에서 일어나는 손익에도 민감하다.


이제는 선택해야 할 때가 아닐까? 협상할 것인지, 사랑할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