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그리고느낌.

Living Alone in London. 2002년 여름

Living Alone in London. 2002년 여름
2002년 7월 부산 동삼교회 청년부 주보에 싣었던 글입니다.


안녕하세요~ 예수사회에 글을 올리는 것도 굉장히 오래간 만인 것 같네요. 일년만인가요? 영국 이야기를 해 달라는 많은(?) 사람들의 요청에 부응하여 오랜만에 컴퓨터 앞에 앉아 키보드를 두들겨 봅니다.

영국, 특별히 런던의 날씨는 참 ‘특이’ 하답니다. 이야기하다가 마땅한 화제가 없으면 날씨 이야기를 하면 된다고 할 정도거든요. 아마 런던 하면 안개를 떠올리는 분이 많겠지만, 실제로 안개는 보기 힘들답니다. 대신 1년 내내 구름이 하늘에 끼여 있죠. 덕분에 여름에도 그렇게 덥지는 않지만, 대신 해를 볼 수 있는 날이 그렇게 많지 않아, 한번씩 햇빛이 비췰 때면 야외로 소풍을 나간답니다.

영국은 아직까지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기독교 국가죠. 영국을 구성하는 4개의 국가중 특별히 잉글랜드는 성공회(Church of England)가 국교로 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주일이면 TV에서 예배장면이 방송되고, 성경만화나, 예수님에 관한 방송이 방영되기도 하지만 실제로 교회에 가 보면 청년, 청소년들은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답니다. 영국인의 68%가 기독교인이라고 하지만, 부활절이나 성탄절등을 제외하곤 교회에 그렇게 많이 모이진 않아요. 또 아랍계 영국인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런던 시내 어디를 가도 모스크 하나 정도는 볼 수 있어서, 많은 선교사들을 파송했던 영국의 현실을 보며 한편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어요.

참, 런던에서 공부하면서 버거킹에서 파트타임으로 오후에 일했었는데요, 같이 일하는 친구들 중에 무슬림들이 꽤 되었답니다. 30분 쉬는 시간에 틈을 내어 걷옷을 뒤집어쓰고(?) 기도하는 여자애도 있었구요, 라마단 기간 중에는 무슬림 애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일하면서도 정말 콜라 한잔 마시지 않더군요. 보면서 기도했지만, 그 애들의 확고부동한 믿음을 보면서, 한편으론 정말 궁금했답니다. 도대체 무엇이 저 애들을 저렇게 붙잡아 두는지...

1년간 외국에서 혼자 지낸다는 거... 생각만큼 쉽지는 않았던 거 같네요. 외로워서 가끔씩은 울기도 했구요, 일하는 게 힘들어서 짜증내기도 했어요. 하지만, 오히려 그 시간들이 하나님을, 또 나를 발견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된 것 같아요. 만약 누가 제게 이번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거, 아님 깨달은 게 뭐냐고 묻는다면, 제 대답은 이렇게 될 겁니다.
그건 ‘영국에서도 하나님은 나를 위해 일하셨다는 사실’ 입니다

'일상.그리고느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니를 뽑다.  (4) 2007.05.15
마주오는 바람을 안고...  (6) 2007.04.20
Who is et al.?  (6) 2007.04.10
아이즈와카마츠에서....  (2) 2007.04.07
청소와 정신건강?  (4) 2007.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