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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ICDAR 2007 참석기

중간에 잠시 다섯시간 가량 땅을 밟긴 했지만 20시간 이상을 넘게 하늘에 떠 있었던건 태어나서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꼭 가보고 싶었던 ICDAR 2007 컨퍼런스가 하고 많은 나라중 하필이면 브라질에서 열린 탓이다. 덕분에 한국사람이 정말 밟기 힘들다는 남미의 땅에 다녀오긴 했지만 말이다. 여행이나 사진찍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고 뉴요커가 되어 뉴욕의 길거리를 사진에 담아오거나, 상파울로에서 비행기로 한시간 거리인 영화 '미션'의 배경인 이과수 폭포에 들렀다 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으나, 워낙 그런 걸 귀찮아하는 몸인데다 지난달에 한국 다녀오느라 일들이 많이 밀려 있는 처지인지라 뉴욕은 공항 구경만 하고 학회가 끝난 바로 다음날 비행기를 타고 곧바로 귀국해 버려^^;;, 웅대한 자연은 미처 사진에 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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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공항에서 두번째 비행기를 기다리며..



ICDAR은 International Conference on Document Analysis and Recognition 의 약자로 문서 인식 분야에 있어서 최고 레벨의 학회이다. Character Recognition (글자인식), Signature Verification (서명검증), Writer Verification/ Identification (필자검증및 검색), Document Recognition (문서인식) 등 On/Offline상의 문서 혹은 카메라상의 글자를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알고리즘에 관한 토론장이다. 지금까지 몇번 국제 학회에 참석한 적이 있긴 했지만 컴퓨터 전반적인 분야를 다루는 학회들이라 3일정도 학회를 하면 그중에 실제로 내게 흥미있는 발표는 서너편 정도에 불과한 것이 보통이었는데, 이번에 참석한 ICDAR은 집중적으로 한 분야에 포커스를 맞춘 것이어서 발표 들으러 돌아다니느라 2박 3일간 아침부터 저녁까지 거의 쉴 틈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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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ing Session


여러 가지 흥미 있는 발표들이 있었지만, 구글 Book Search와
L. Shomaker 의 특별발표 순서가 꽤 들어볼 만 한 내용이었다. 현재 구글에서는 도서 내용을 인터넷 상에서 검색해서 볼 수 있도록 해 주는 Google Book Search (http://books.google.com/)를 서비스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 책 내용을 일일히 타이핑할 수 는 없는 일이므로 책을 스캔한 이미지로부터 글자를 인식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인쇄 상태가 불량한 경우나 스캔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등 많은 문제가 발생하게 되므로 이에 대한 연구들을 장려하는 차원에서 구글 book data set을 연구팀에게 무료로 제공해 주기로 했다고 한다. 논문으로 발표된 연구방법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으므로 Google은 결과적으로 엄청난 돈을 절약한 셈이 되겠지만..... 뭐 회사에서 손해되는 행동을 하겠는가...ㅎㅎ 어쨌든 이번에 참석한 사람들은 sample data가 담긴 DVD를 한장씩 받아왔고, 필요한 경우 전체 데이터가 담긴 하드 디스크를 무료로 주문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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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gle Book Search에 대해 설명중인 구글 아저씨


L. Shomaker의 발표는 일종의 Lecture, 즉 강의에 가까운 편이었는데, Writer Identificaiton/Verification (기본적으로 서명검증도여기에 포함된다) 에 대해 기초부터 시작해서 전반적인 부분들에 대해서 하나씩 짚어 나가면서 일반적으로 연구자들이 범하기 쉬운 실수들에 대해서도 지적해 주었다. 특히 아무래도 한 분야에 푹 빠져 있다보면 다른 분야에서 너무 당연히 여기는 부분들을 간과하기 쉬운데 (예를 들어 의학이나 심리학의 연구결과), 조금 새로운 시각에서 이 분야를 볼 수 있게 된 것 같다. Shomaker의 결론은 나름 독특했었는데, 이 부분은 내 지적 재산으로서 비밀(?)로 남겨둬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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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Shomaker 의 Writer Identification/Verification에 대한 발표


마지막날의 Banquet은 비싼 요금에 비해 그리 좋지는 않았던 듯.
북적거리는 파티 분위기가 나는 건 괜찮았지만 아무래도 사람이 너무 많다 보니 뷔페식으로 진행하는 건 좀 무리가 있었던 것 같다. 게다가 학회 둘째날부터 갑자기 추워져서 자켓을 가져오지 않은 많은 사람들이 (나를 포함해) 추위에 떨며 식사를 해야만 했던건 좀 견디기 힘들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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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날의 Banquet




마지막으로 학회참석증명용(?) 사진 한장, 그리고 상파울로 인근과 꾸리찌바 시내를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들을 한장씩 올려본다. 비록 아직 시차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해 좀 헤메고 있긴 하지만 브라질에 가 있는 친구를 정말 오랜만에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는 등 전체적으로 알찬 시간을 보낸 것 같다. 하지만  오가는 데만 87시간이 걸리는 여행은 그다지 다시 하고 싶은 경험은 아니라는 사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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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DAR 2007 발표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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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gi 시의 시장풍경, 일본에서 온 이민자들이 눈에 많이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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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ra de Arame (Opera of Wire (와이어 오페라 극장)라는 뜻)과 모델이 되어주신 택시 드라이버 아저씨



P.S. 이 사이트에 있는글과 사진들은 퍼가시는 것을
기본적으로 금지하고 있음을 알려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