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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단기선교팀이 아프가니스탄에 방문했다가 인질로 잡힌 사건으로 요즘 인터넷이 떠들썩 하다. 사람마다 생각하는 것이 다 다르겠지만, 적극적으로 피랍자들(단기선교팀)을 옹호하는 글에서부터 단순한 기독교 비방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한 의견들이 인터넷에 올라와 있다. 내가 관심이 많아서 그런지 다른 사건들보다 이번 사태를 통해 블로그를 통한 의견 개진이 더욱 활발히 이루어지는 것 같다.

사건 초기 뉴스에 달리기 시작한 댓글들은 사실 그다지 체계적인 논리를 갖추고 있다기 보다는, 사건에 대한 개인의 감정 표현의 수준이었다고 생각되지만, 조금 시일이 지나가며 블로그에 게제되는 글들 중에는 나름의 논리를 가지고 본인이 원하는 주장을 펴는 경우가 많아졌으며, 나도 덕분에 이런저런 시각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먼저 지금까지 알려진 전체적인 상황을 정리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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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 단기선교팀의 입장

1. 한 교회에서 파견된 단기선교팀이 궁극적인 선교의 목적 하에 단기간의 봉사활동을 위해 아프가니스탄에 갔다.
2. 여행위험지역을 여행할 목적이었으므로 생명의 위협을 당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고 보여진다. 정황상)
3. 생명의 위협을 무시하고 (무릅쓰고) (합법적으로) 출국하였다.
4.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으나 납치를 당하고 말았다.
5. 현재 심한 어려움에 처해 있을 것으로 보인다.


ㄴ. 정부의 입장

1. 위험지역인 아프가니스탄에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여행 (단기봉사의 목적으로) 하려 한다는 정보가 들어왔다.
2. 국민의 안전과 국익을 위해서 여행자제를 요청했다. (아마도) 여행을 금지시키고 싶었으나 현행법과 상황상 무리가 있었다. (아프가니스탄 정부에 요청해서 비자발급을 제한하는 방법이 있긴 했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무리수라고 생각했던 듯하다)
3. 결국 모두 납치당하고 말았다.
4. 현재 피랍자의 생환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중이다. 이 때문에 많은 국가적 에너지를 쏟고 있으며,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상당한 국가적 손해가 예상된다.


ㄷ. 국민

1. 아프간에서 한국 국민들이 납치당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2. 납치당한 사람들이 단순 여행목적이나 단순 봉사활동이 아니라 교회단체 소속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3. 당분간 특별히 할 수 있는 일은 없으나, 피랍자들이 성공적으로 생환한다고 하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ㄴ'에서 간단히 언급한 국가적 손해를 분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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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선입관 없이 정리하려고 노력했는데, 얼마나 잘 정리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여하튼 위와 같이 정리해 볼 때 현재 논란을 야기시키는 것은 ㄴ-4 와 ㄷ-3의 항목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 단기선교팀으로 인해 야기되었고 앞으로도 야기될 것으로 보이는 손해에 대해서 국가가, 즉 직접 관계가 없는 국민들이 공동 부담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보기엔 여기가 사람들의 말이 갈려지는 지점이다.

A. 국가공동체로서 공동부담은 당연하다

- 정부& 탈레반에게 사태의 책임 (혹은 원인) 이 있다. 정부책임론을 들고 나오는 사람들은 주로 파병반대론자인 듯 하다. 이번 사건은 궁극적으로 잘못된 파병이 불러들여 온 재앙이라고 주장한다.
- 혹은 탈레반이 민간인을 납치했다는 사실에 포커스를 맞추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보통 이런 논지의 글은 다음과 같이 결론이 난다.
- 사태를 일으킨 책임이 기본적으로 정부에 있으므로, 정부가 이를 해결하는 것이 당연하다.

B. 국가공동체로서 공동부담을 해야겠지만, (피랍자들이 성공적으로 생환한다면)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 피랍자에게 책임(혹은 원인)이 있다. 피랍자 책임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아프가니스탄의 위험한 상황을 중립적인, 혹은 당장 변화시킬 수 없는 환경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따라서 (확률적으로) 납치/살해가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굳이 그 곳에 가서 납치를 당했으므로 이것은 피랍자들의 책임이라고 주장한다.

C. 상황을 어느 정도 알고 간 것이므로, 국가가 책임질 필요가 없다.

- 초기 인터넷 기사 댓글들에 채워졌던 내용이지만, (익명성이 덜 보장된, 혹은 보다 사려깊은) 블로그 기사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는 법. 23명의 생명이 정말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가 하는 질문은 사실 해 봄 직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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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선교팀의 출발당시 상황을 추측해 본다면, 그들은 유사시에 생명을 정말 잃거나 심하게 다칠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해 나름대로 고민한 후에 결단을 내렸을 것이다. 즉 그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개인의 신념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건 '용기있는' 행동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간 교회나 선교단체에서의 경험에 비추어 볼때 '납치' 그리고 그에 이어지는 '한국 혹은 국제사회에 대한 협박'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다지 고려하지 않았던 것 같다. 단순히 자신의 목숨을 걸고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선의의' 행동이 다른 이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은 앞으로 한국교회가 고민해 나가야 할 부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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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혹은 네티즌)의 감정적 반응

여기서 잠시 여러 글들에서 나타난 감정적인 반응들에 대해서도 잠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는 듯하다. 이런 감정적 반응은 기본적으로 앞에서 언급한 '공동부담'에 기반한다.

ㄱ. 먼저 부정적인 반응을 살펴보면,
즉 이해할 만한 목적 (기자의 취재목적, 일반여행 등)으로 아프가니스탄에 갔다가 납치를 당했다면 국가적으로 어느 정도 손해를 보는 것은 어쩔 수 없으며, 한편으론 당연히 공동부담에 참여하겠지만, 종교적 목적으로, 그것도 정부에서 여행자제요청을 했음에도 굳이 가서 국민의 불이익을 초래한 것에 대해 불만이 생기는 것이다.

불만의 정도는 각각의 글마다, 사람마다 다양하며, 많은 경우 평소에 각각의 필자들이 가지고 있던 기독교에 대한 감정과 연계되어 증폭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반면, 이 '공동부담'에 대한 긍정적인 글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ㄴ. 부정적인 반응에 대한 역반응은 비교적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여기에 해당하는 글들은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기 보다는

- 기독교, 선교가 이 문제의 핵심이 아님을 주장
- 사람의 생명이 달린 문제임을 강조하며 동정심에 호소
- 기독교에 대한 변호

등을 통해서 ㄱ에 해당하는 글에서 증폭되어 나타나는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상쇄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여기서 주로 놓치고 있는 것은, ㄱ의 부정적인 반응들이 기본적으로 '공동부담'을 받아들인다는 전제 하에서 도출된다는 것이다. 즉, ㄱ의 반응을 나타내는 사람들도 기본적으로는 문제가 무엇인지 알고 있으나, 기독교에 대한 문제제기가 (많은 경우 감정을 곁들여) 부가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ㄴ에 해당하는 글들은 스스로의 목적을 이루기가 쉽지 않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역설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와 기독교 선교의 문제가 본질적으로 별개의 문제라는 것인데, 이에 대해서는 굳이 자세히 기술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어쩌면 내심으로는 모두들 알고 있는 것이 아닐까...



P.S. 피랍자들이 속히 한국으로 돌아오시길 소망하며 기도합니다.

Posted by 하늘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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