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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청년이 짙은 안개를 헤치며 길을 가고 있었다. 집을 떠나 길을 나선 지도 십 수년. 이제는 자신이 왜 길을 나섰는지, 어디를 향해서 가고 있는지조차 잊어버렸다. 그저 어제 걸었던 것처럼 오늘도 그렇게 걸어가고 있는 것 뿐이다. 사실 언제부터인가 개이지 않는 짙은 안개 때문에 두세 걸음 앞도 겨우 보일 지경이니 어딘가를 향해서 간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는 말일 것이다. 하지만 오늘 그 길이 왠지 더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제 만난 노인 때문이다.

그는 어제 갑자기 내 앞에 나타나서는 지금 내가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는 엉뚱한 소리를 해 대고 있다. 그렇다. 그는 지금도 내 곁에 있다. 오랫동안 길을 걸으며 이런저런 사람들을 만나 보았지만 이런 노인은 또 처음이다. 아마 자기가 말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강한 확신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이 안개 속에서 내가 걸어가는 길이 맞는지 틀리는지 하는 것은 아무 의미없는 소리일 뿐이다. 이 노인도, 그리고 아마도 이 근처에 있을 법한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각자 기분내키는 대로 걸어가고 있을 뿐 무엇 하나 확실한 것은 없는 세상이니까 말이다.

그러나 그는 좋은 사람인 것 같다. 몇번 나를 도와주긴 했지만 그것보단 그와 함께 걸어가면서 그동안 헝클어졌던 내 마음이 조금씩 풀려가고 있는 느낌이다. 안개 속을 걸어가다 보면서 쌓여 온 마음의 긴장이 풀려가는 느낌이랄까. 웬지 어린 시절로 돌아온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이것으로 그의 말을 믿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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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노인을 만난지도 어느새 수년의 세월이 지났고 지금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그들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고 얘기해 주는 사람은 바로 나다. 난 그들에게 내 경험을 이야기해 준다. 내가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를 받아들인 이후로 길을 가득 메우고 있던 안개가 조금씩 엷어져 가고, 잊어버렸던 내 여행의 목적을 기억하게 되었다고... 물론 내 말을 믿는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다. 하지만 내 말대로 걸어가는 방향을 조금 바꾼 사람들은 모두 잊어버렸던 목적을 발견하게 되었다.

얼마 전 흥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듣게 되었다. 언제나처럼 사람들에게 나와 다른 이들의 경험담을 이야기하고 있는 나에게, 그는, 내가 경험하고 있는 것들이 사실은 환상일 뿐이라고 얘기해 주었다. 환상속에서 보이는 대로 사람들에게 길을 가르쳐주고 있으니 다른 사람들의 길이 아니라 내가 틀린 것이며, 우리는 각자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이 진실인지 아닌지 알 수 없으니 다른이의 길에 함부로 개입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것이다...

어쩌면 그의 얘기가 옳을지도 모른다. 내가 그 노인을 만난 것도, 마음에 평안을 얻은 것도 내 목적을 알게 된 것도 환상을 통해 내 무의식이 만들어 낸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난 오늘도 역시 누군가에게 우리가 걷는 이 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건 지금도 남아 있는 내 마음 속의 따스한 느낌. 한 노인을처음 만났을 때 내 마음을 적셨던 그 온기가 아직도 마음 한 가운데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때 그가 내게 했던 말이 아직 잊혀지지 않는다. "아이야,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란다. 생명을 얻는 다른 길은 없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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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생각하게 된 것이지만 산에 가득찬 이 안개는 사실 산이 아니라 내 눈에 드리워져 있는 것 같다. 나름대로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려 하지만 내 눈에 채워진 안개가 올바른 판단과 행동을 막게 된다. 나의 욕심, 나의 자존심이 이기적인 생각들을 정당화하고 내 행동을 잘못된 방향으로 몰아가곤 한다. 언제쯤이면 이 안개를 완전히 벗어버릴 수 있을까... 가끔은 스스로에게 실망할 때도 많지만 그럴 때마다 이전에 만났던 그 분을 떠올려 본다. 그 이후로 띄엄띄엄 우연찮게 만나 왔지만, 사실 첫 만남 이후로 그분은 계속 어딘가에서 나를 지켜봐 주시는 것 같다. 그동안 기적처럼 몇번의 어려움을 이겨낸 것을 처음에는 그저 운이 좋다고 생각했지만 돌아보면 그분이 알게 모르게 손을 써 주신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


사람들이 내게 묻는다. 왜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알고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는지. 왜 다른 사람의 믿음을 존중하지 않고 그들이 틀렸다고 이야기하는지.... 물론 나는 죽음 이후의 삶을 본 적도, 경험해 본 적도 없다. 우리가 매일 걸어가는 이 길의 끝이 어디로 나 있을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나도 누구나처럼 한치 앞의 길을 보지 못하며, 오늘 밤의 일도, 내일 아침의 일도 알지 못한다.

그 점에서 나는 다른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의 믿음과 그들의 삶을 존중한다. 모두 힘든 걸음을 한 걸음씩 내딛고 있으며 각자의 걸음에는 그들 자신의 삶의 이유가 담겨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주장이 진리일 수는 없는 법이다. 일단 우리 모두가 믿고 있는 논리의 법칙에 따르면, 모두의 주장이 다 조금씩 틀렸던지, 어떤 주장은 맞고 어떤 주장은 틀리게 된다. 어쩌면 내게 있어 가장 비극적인 사실은, 내가 믿고 있는 그분이 진리라면 다른 모든 주장은 '비진리'가 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

(언제나 그랬던 것 같지만) 요즘 교회의 전도방식에 대해 인터넷에 말이 많은 것 같다. 아마도 거부감을 가지시는 분들 가운데 대부분은 그 사람들이 왜 그렇게까지 '미친 듯이' 전도하는지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으셨을 것 같은데, 나의 두서없는 글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그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나는 사람들의 반발감을 사는 공격적인 전도는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앞서 말한 것처럼, 다른 이들의 삶 또한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며, 또 그로 인해 잃어버리는 것이 너무 많은 것 같기 때문이다. 마치 바다 밑을 갈고리로 긁어서 여러 어패류들을 잡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수획량이 줄어들게 되는 이치와 같지 않을까....

......

짧게 두세 문장 써 보려고 했던 글이, 내 통제를 벗어나 이렇게 길어져 버렸다. 어쩌면 내가 하는 얘기들이 다른이들의 '듣지 않을 자유' 를 침해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찾은 평안을 사랑하는 내 친구들도 함께 누리길 원하기 때문에 나는 계속해서 그들에게 도전하길 원한다. "'진실한 마음' 조차 찾아보기 힘든 세상이지만, 이 세상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참 진리일 가능성은 없을까?" 라고...



-하늘바다
http://heavensky.tistory.com


천국은 마치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으니 사람이 이를 발견한 후 숨겨 두고 기뻐하며 돌아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밭을 사느니라 - 마태복음
Posted by 하늘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