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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하나님 설계의 비밀

아직 뇌과학을 제대로 연구하고 있지는 않지만, 뇌과학 연구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덕분에 '뇌'기능에 대한 이야기가 들리면 나도 모르게 집중하게 된다. 무신론적인 관점에서 뇌과학을 논하는 사람의 이야기는 언론을 통해서 많이 들리지만, 이 주제를 성경적 관점에서 본 이야기는 아직 들어 보지 못했던 터라, 꽤 흥미를 가지고 읽기 시작한 책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책의 내용은 '뇌과학'과는 좀 거리가 먼 책이다. 뇌과학의 양념을 뿌린 기독교 세계관 서적이라고 정의하는 편이 좋을 듯 하다. 그리고 양념이 좀 과해서 비전공자들이 읽기에 오히려 더 부담스럽게 만든 부분이 적잖다.



이 책에서 핵심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은 "하나님은 사랑이시다" 라는 주제이다. 우리가 그 사랑의 하나님을 믿을 때에 우리의 마음이 회복되며, 잘못된 하나님관 (벌주고 무섭기만 한 하나님)을 가질 때 우리의 마음에도 병이 든다는 것이다. 이 책 전반에서 저자는 이것을 다양한 상담사례들을 통해 증거하고 있는데, 비록 기대했던 내용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꽤 재미있었다.


이 책을 통해,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심지어 미국에서!) 잘못된 하나님관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죄책감 그 자체는 (죄가 잘못된 것임을 깨닫게 하기 때문에) 좋은 것이지만 은혜의 복음으로 연결되지 않는 죄책감은 마음을 상하게 할 뿐이다. 청소년부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올바른 하나님관을 가르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한편,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하나님관 역시 한쪽으로 많이 치우쳐 있다는 생각을 (책을 읽는 내내) 지울 수가 없었다. 하나님은 사랑 그 자체라는 것은 명확하지만, 그 '사랑' 이라는 것을 인간적인 관점에서 이해하려다 보니, 저자는 '공의의 하나님', '심판하시는 하나님'이라는 개념을 비성경적인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사랑의 매' 라는 개념만을 성경적인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이 책은 '벌주시는 하나님'의 세계관에 같혀 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 하나님이 사실은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가이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이 책은 '하나님관'에 대한 균형이 무너져 있는 (적어도 내 생각에는 그렇다) 책이어서, 이 책은 반드시 다른 관점을 가진 책들과 함께 비판적으로 읽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뇌, 하나님 설계의 비밀
국내도서
저자 : 티머시 R. 제닝스(Timothy R. Jennings) / 윤종석역
출판 : 도서출판CUP 2015.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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